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2010년 6월 출범시킨 기부 단체이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 잡지인 포브스(Forbes)에서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들이 대상이며, 이들이 사전, 또는 사후에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하면 ‘더 기빙 플레지’의 회원이 될 수 있다.
더 기빙 플레지는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캠페인 홈페이지에 본인의 재산 기부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공개하도록 하여 약속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재산 기부에 동참하면서 더 기빙 플레지는 성공한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 기빙 플레지에 참여한 인사로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앨런, 힐튼호텔 전 회장 배런힐튼, 록펠러 가문 후손 데이빗 록펠러, 에너지 분야 재벌 T. 분 피켄스,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연예사업가 배리 딜러, 부동산·건설업 재벌 엘리 브로드, 벤처자본가 존 도어, 미디어 재벌 게리 렌페스트, 시스코시스템스 전 회장 존 모리지 등이 있다.
재산 99%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다고 서한을 공개하여 발표했다. 그는 현재까지 약 230억 달러(24조 7,595억원)를 기부했다. 기부할수록 매해 부자 순위에서는 밀릴지 몰라도 그야말로 그의 나눔실천이 증거로 남는 것이라 이보다 더 값진 하락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는 평소 공개적으로 자녀에게도 살면서 일이 필요할 만큼의 재산만을 남기겠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노동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과 동시에 방탕함을 주의할 것을 시사한다.
미국이 200여 년에 걸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을 거치며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선 과정에는 시민들의 기부와 부자들의 자선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시민사회는 성숙하게 되었고, 부자들은 존경과 명예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미국의 상류층들은 기업의 사장이라는 직책보다는 자선단체나 재단의 이사, 회원이라는 것에 긍지를 가진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국민들은 자신과 가족만을 위할 때 사회는 불안정해지지만, 사회 전체를 위해 기부하고 봉사할 때 모두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명예가 높아진다는 것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이처럼 건강한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부 및 봉사 참여비율을 따지자면 부자들보다 일반 사람들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역 커뮤니티 단위의 자선 행사들을 자체적으로 기획·개최하며, 연간 계획을 세울 때 자선봉사 일정을 따로 잡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통계를 보면 연봉 3만 달러(약 3천만 원) 이하의 평범한 사람 중 약 70%가 자선과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나타난다.
한국의 기부문화도 이제껏 많은 발전을 이루어 다양한 기부모델이 기부자들을 매혹하고 있다. 나보다는 우리, 가족보다는 사회를 위하여 유산을 기부하는 사례도 늘어나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하지만 자선과 기부에 너그러운 사람이 칭찬을 받는 건 당연한 분위기이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선과 기부에 너그럽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국의 경우, 아무리 부자라도 자선과 기부에 인색하다면 사회적으로 위치와 체면을 지키기는 어렵다. 사회의 도움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것을 나눠준다면 우리 사회 완연한 계층 간 갈등을 줄이고 막대한 비용을 아낄 것이라는 의견이다. 풍요로워진 경제적 상황만큼 시민의식도 성장하여 국가의 개입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풍토가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우리도 사회적 명예와 존경심을 중요한 가치로 높이는 과정에 나설 때다.
기사의 일부는 「존경받는 부자들-기부와 자선, 미국을 이끈다(이미숙, 2004)
에서 발췌한 것을 알립니다.
글 · 편집실